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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어학시험

첫 텝스(TEPS) 응시자의 후기 및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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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본 지 조금 지났지만 처음으로 영어 시험에 도전했던 시기의 경험과 느꼈던 바를 정리하고자 글을 남기기로 했다. 영어는 워낙 날고 기는 실력자가 많아서 어디 가서 전혀 내세울 만한 성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영어 실력이 좋지 않은 내 자신이 텝스에 처음 도전해서 영어를 진득하니 공부했다는 데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꼈다.



사실 텝스(TEPS)라는 시험의 위상은 고등학생 때부터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교내 영어 경시대회의 예선 출전자를 선발할 때 텝스 성적으로 본선 출전자를 갈랐는데, 같은 반에 있었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그 대회에 출전하고자 텝스를 치루고 와서 어려웠다고 토로했던 얘기가 생각이 난다. 지금도 텝스는 토익보다 매우 어려운 시험으로 유명한데, 2015년에는 특히 구 텝스 시절이어서 훨씬 극악스러운 난이도였다는 걸 생각하면 그 친구들의 하소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데 이토록 어려운 시험을 왜 뜬끔없이 보겠다며 공부를 시작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인문 계열 학과에 진학 중인 것도 아니고 의전원, 로스쿨 등 전문대학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도 않은 순수한 공대생인 사람이 갑자기 텝스를 보기로 마음 먹었으니 말이다. 텝스를 보겠다는 얘기를 친구들에게 하면 "네가 그걸 왜?" 하는 의아함과 우려가 대다수 반응이었다. 취업에서는 토익과 스피킹 어학 시험 점수를 중점적으로 보고 오히려 텝스 점수를 제출하면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2021년 6월 14일 이전 텝스 점수 환산표 기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토익을 준비할 때보다 텝스를 공부할 때 영어 실력이 꽤 많이 향상되었음을 체감했다. 올해 2월에 본 토익 시험에서 980점을 맞았는데, 물론 990점 만점은 아니지만 꽤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땄음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으로 아직 내 영어 실력이 출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토익은 텝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듣기 영역이 꽤 쉽우면서 주제도 정형화되어 있고, 독해 영역은 텝스처럼 논리를 묻는 문제보다는 일치하는 정보 찾기 문제가 대다수이다. 그래서 영어 실력이 좋으면 토익을 잘 보지만, 토익 점수를 잘 딴다고 영어 실력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 텝스는 우선 단어부터 익숙치 않은 것들이 많다. 특히 단어 영역은 뒤로 갈수록 해괴하고 듣도 보지 못한 단어들이 쏟아지며, 독해 영역에서는 지문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뜻을 빨리 유추하거나 별로 중요치 않은 단어라고 생각되면 빠르게 넘기는 전략을 써야 한다. 모든 문제를 풀이하는 데 있어서 시간 압박이 너무 세고, 헷갈리는 선택지가 나오는 문제가 많다. 그래서 텝스가 영어 실력을 요구하는 것도 있지만, 문제 푸는 전략도 잘 써야한다고 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어가자면, 텝스를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토익을 공부하고 응시했지만 영어 실력이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아서 조바심에 '이번 기회에 텝스까지 준비해보자!'하는 무모함이었을 것이다. 결심하고 나서 시험 공부할 땐 후회도 많이 했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텝스 공부에 도전한 건 후회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어차피 나중에 대학원 진학에 꿈이 생기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렇게 해서 2021년 4월 24일에 시행된 시험에 응시했고, 결과는 목표치인 450점대에 딱 걸쳐서 455점이 나왔다. 목표치를 450점대로 정했던 이유는 내 학창시절에 도달하고 싶었던 점수대이자 앞서 언급한 모교 영어 경시대회의 예선 커트라인 800점과 비슷해서 였달까. 환산표에 의하면 뉴 텝스 455점이면 구 텝스 기준으로 800점대 초반대라고 한다. 모의로 시험을 풀 때와는 다르게 실제 텝스 시험은 가히 명성대로 어려웠고 시간 압박에 치이면서 겨우 1분 남기고 모든 문제를 다 풀었다. 집에 와서 보니 실수한 문제도 더러 있었고 틀린 문제도 몇 몇 있어서 목표치가 못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확히 목표한 기대치에 맞게 나와서 개인적으로 만족했다.



500점을 넘어야 텝스에서 진정한 고득점자라고 하는데, 다음 회차에서는 텝스 500점을 꼭 넘겨보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다음 시험 성적이 크게 오를 것 같지 않아 불안하다. 여러 교재와 유튜버들의 팁과 전략들을 적용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 시험장에서 봤을 때는 긴장감과 빠른 속도와 더불어 부족한 실력 때문에 그런지 기대하는 성적을 얻기가 어려운 것 같다. 다음 회차에서 500점을 넘으려면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내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내가 영역 별로 문제를 틀리는 이유를 정리해 봤다.

 

1. 듣기


1) 발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연음 처리되어서 발음되거나 축약형으로 말하는 경우, 특히 would나 have가 축약되어 쓰일 때 (예: I would -> I'd / she had -> she'd) 이를 잘 구분하여 듣지 못해 답을 선택할 때 고민할 때가 종종 있다.

2) 토플을 준비한 덕분인지 part 4와 5에서 긴 지문에서는 많이 익숙하여 이 부분에서는 대개 문제를 다 맞는 편이지만, 길이가 짧아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part 1과 2에서 문제를 많이 틀린다. 실제로 2021-04-24에 실제로 본 텝스에서도 가채점 했을 때 part 4와 5는 다 맞았지만, part 1과 2에서 각각 2~ 3문제씩 틀렸다.

3) 관용어구나 숙어에 익숙하지 않다. 올해 4월에 본 텝스에서도 'neck and neck'이라는 들어보지 못한 표현이 나왔을 때, 그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다른 선지의 내용을 완벽히 듣지 못해 해당 문제의 답안을 그냥 찍어버렸던 적이 있다. 시험에서 듣지 못한 표현이 나왔을 때 대처할 수 있을 만한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2. 어휘


1) 독해 또는 듣기영역 문제 풀면서 몰랐던 단어들을 정리하여 매일 적어도 30개씩 보면서 공부하고 있는데, 친숙하지 않은 어려운 단어들은 외워두어도 나중에 다시 해당 단어를 만났을 때 뜻을 잊어버려서 난감해 할 때가 많이 있다.

2) 주어진 문장에 자연스러운 쓰임에 어울리는 단어를 잘 골라내지 못한다. 예를 들어, allay와 tranquilize가 선지에 나오고 문제에서 '감정을 가라앉히다'라는 의미의 단어를 고를 때 두 단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단어의 정확한 쓰임을 알지 못해 후자(tranquilize)를 답안으로 골랐다. 해설을 보니 실제로는 allay가 정답임을 알았다. 이처럼 각 단어의 쓰임에 맞는 정확한 뜻을 매칭시키면서 철저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3. 문법


1) 전치사를 가장 어려워한다. 전치사의 쓰임을 충분히 공부했다고 스스로 착각한 채 문제를 풀어보면 전치사 관련 문제는 높은 확률로 틀린다. 그리고 전치사와 관계대명사가 서로 같이 쓰일 때 정확한 답안을 고르는 데 애를 먹는다. (예: in which / at which / on which 등)

2) 문법을 공부했지만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대다수 내용을 잊어버려서 문제를 풀 때 '이 선지가 들어갔을 때 자연스러운가'에 집착하여 풀게 된다. 자연스럽다는 기준이 나의 주관적인 모호한 근거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문제를 풀 때 이를 뿌리치지 못하겠다.


4. 독해


1) 1번에서 8번까지와 30번에서 35번 사이에서 시간을 많이 쓴다. 그 중간 부분인 correct 문제는 한 문제에 30초 내로 신속히 풀 수 있는데, 앞 부분과 뒷 부분에서는 문제 당 거의 1분 30초에서 2분 가량의 시간을 소비한다. 그래서 시간 관리에 실패하여 뒷 부분에서 지문을 정독하지 않고 허겁지겁 푸는 때가 종종 있다.

2) 이건 거의 텝스 문제 풀 때마다 맞닥뜨리는 난제인 거 같은데, 꼭 남은 두 개의 선지가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두 선지 중에서 둘 다 골라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둘 중에 고민하다가 한 선지를 찍으면 나중에 확인했을 때 다른 한 선지가 정답이 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실제로 4월 텝스를 볼 때도 이렇게 틀린 문제가 3개였다. 솔직하게 말하면, A와 B 선지가 남았을 때 A 선지도 틀린 내용은 아닌 것 같긴 한데 감정적으로는 B 선지에 끌려서 이를 골랐다가 나중에 답안을 확인해 보니 A 선지가 정답임을 확인하여 낙담한 경우가 너무 많다. 둘 중에서 정확한 선지를 고르는 내 나름대로의 줏대와 판단기준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근래에는 교환학생과 해외 유학에 관심이 생겨서 토플(TOEFL)을 준비 중이다. 텝스보다 토플이 난이도가 좀 더 높다고 느끼지만, 확실히 두 시험의 문제 출제 스타일과 대비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토플의 리스닝과 리딩을 준비하면서 영어 실력이 조금씩 늘어나니 텝스도 자연스럽게 같이 준비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토익과 텝스의 공부는 확실히 별개이지만, 텝스와 토플은 서로 각자의 시험을 대비하며 영어 실력을 쌓는 데 있어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토플의 까다로운 점이라면 듣기와 독해에서 지문이 상대적으로 좀 많이 길고, 스피킹과 라이팅을 따로 준비해야한다는 것? 그래서 현재 공부하고 있는 토플 교재를 다 공부하면 다시 텝스 교재 실전 모의고사를 풀고 텝스를 먼저 응시할 것 같다. 텝스가 아무래도 응시료도 싸고 좀 더 해볼만(?)하니까.



텝스를 준비하며 느낀 점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영어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 텝스를 공부하면 영어 실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2. 개인적으로 토익으로는 영어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없다고 느꼈다.
  3. 난이도는 "토플 > 텝스 >>> 넘사벽 >>> 토익"이다.
  4. 텝스는 시간 압박이 매우 세다.
  5. 풀이 전략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


비록 영어 실력이 형편없지만, 그래도 나처럼 영어에 자신이 없거나 실력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텝스를 처음 준비할 때 어떻게 공부하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에 관한 내용을 다음 글에 '텝스 공부 추천 책 & 인강'과 '개인적인 텝스 문제 풀이 전략'을 이어 작성해보려고 한다.

텝스(TEPS) 시험 독해 대비 공부법 및 개인적인 풀이 전략 https://glanceyes.tistory.com/76

 

텝스(TEPS) 시험 독해 대비 공부법 및 개인적인 풀이 전략

제 돈 내고 응시한 텝스 후기이며, 어떠한 광고나 협찬도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저번 텝스(TEPS) 응시 후기에 이어서, 3월 말부터 4월 25일 시험까지 약 4주 동안 집중하여 텝스를 어떻게 공부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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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돈 내고 응시한 텝스 후기이며, 광고나 어떠한 협찬도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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